코로나19와 베트남 주요 산업 동향


베트남 2020년 경제 성장률 2.7~4.9% 전망
제조, 서비스, 농수산업 전반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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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베트남에서는 최대 명절인 구정 연휴가 시작됨과 동시에 코로나19 첫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1월은 끝났고 바쁜 일상이 새로 시작돼야 했으나 베트남 내 갑작스레 생겨난 사회적 거리만큼 한해 시작을 위한 복귀 일정은 심적으로 늘어난 듯하다.
차분한 시장 분위기는 산업 전반에서도 관찰됐다. 세계 소비 위축, 현지 정부의 사회적 격리 및 이동제한 조치, 현지 유동 인구 감소 등의 요인들이 1분기 베트남 시장의 흐름을 둔화시켰다. 그러나 2분기 초입 현지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19 예방 조치 결과로 2주 가까이 확진자 보고가 0건을 기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됐고 현지 경제 활동 또한 조심스레 재개되고 있다.

2020년 베트남 경제 성장률, 20년만에 최저치 전망

<2020년 GDP 성장률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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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베트남 보건부

2019년 11월 국제통화기금은 2020년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이 전과 비슷한 6.5%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2020년 4월 IMF가 전망한 올해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은 2.7%이다. 세계은행은 그보다 나은 4.9%로 전망했지만 이 또한 ‘지난 20년간 최저치’이다.
2020년 1분기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3.82% 성장했으나 지난 10년 사이 1분기 GDP 성장률 중에서는 가장 낮다. 베트남 정부와 현지 은행 BIDV(Bank for Investment and Development Vietnam)는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딛고 경제 타격이 올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이번 2분기에 코로나19 상황이 정리돼야 한다고 공통된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코로나19 경제 여파, 세계 유가 하락, 가금류 과잉 공급 등의 요인으로 2020년 3월 베트남 소비자 물가 지수(CPI)는 전월 대비 0.72%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CPI는 2019년 4분기와 비교해 5.56% 증가했는데 현지 산업무역부가 정리한 주요 배경은 하기와 같다.

<베트남의 연간 및 1분기 GDP 성장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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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베트남 통계청, 산업무역부

첫째, 1월 베트남의 최대 명절인 설 연휴 기간 다양한 품목에 걸쳐 수요가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1분기 식재료 수요는 전년대비 1.51%, 가공 식품은 13.21% 증가했는데 이 중 특히 돼지고기 가격이 58.81% 증가해 CPI에 2.47% 기여했다. 또한 음료(주류 음료 포함) 및 담배 가격은 1.8%, 기성복과 가정용품도 각각 1.19%, 2.52% 증가해 물가 전반이 상승했다.
둘째, 1분기 동안 채소 및 야채 가격이 4.14% 증가했다. 해당 품목 가격이 증가한 주요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에서 수입하는 채소 및 야채 공급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해당 기간 의약품, 가정용 전기 및 수도 가격이 각각 1.43%, 9.89%, 4.75% 상승하는 등 여러 요인이 아울러져 1분기 CPI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관광 수요 하락(차량 및 항공 여객 서비스 제한, 소비 심리 위축 등),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 조치로 인한 산업 전반의 성장 둔화 등을 이유로 오는 2분기 CPI 증가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20년 1분기, 코로나19 이후 베트남의 주요 산업 동향

(1) 제조·가공업

구매 주문 감소에 따른 생산 위축

IHS Markit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월 49에서 3월 41.9로 하락했다. 생산, 신규 주문, 고용 규모는 2011년 3월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에 따르면 PMI가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4년 만이다.
신발과 가방을 포함한 의류, 생활용품, 목재 가구 등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에 제조 공장을 두고 있는데 생산 제품은 대부분 미국과 중국, 유럽을 비롯한 해외로 수출된다. 그러나 코로나19 발발 이후 세계 전반에 걸쳐 비필수 소비재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베트남 제조업계가 받는 주문량과 생산량 또한 줄었다.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사업 유지 및 비용 절감을 위해 고용 인원이 축소됐다.

<2011~2020년, 베트남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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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HS Markit

호찌민시 인근 지역에 소재한 우리 의류제조기업은 “베트남 내 한국인 투자 제조업체들은 한국에 본사나 모기업을 둔 해외법인인 경우가 많다. 기존 생산 제품의 주문량이 감소하자 최근 우리 본사는 전염성 질병 방호 제품으로 생산을 일부 변경했다. 이처럼 본사 사정이 어려워지면 해외법인은 무급 휴가나 급여 삭감을 검토하는 등 사업 관리에 변동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해외법인은 현지에서 본사와 별개로 주문을 받고 유연하게 생산을 관리하는데 이 기존 주문량도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며 상황을 전했다.
그는 “베트남에 소재한 봉제 관련 업체는 유명한 메이저 업체라고 하더라도 업계 자체에 주문량과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에 어렵기는 모두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현지 산업무역부는 베트남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코로나19 피해가 커 2분기 신발, 의류, 가구, 이동통신기기와 같은 비필수 소비재에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해당 기간 현지 관련 업계의 인원 감축 가능성을 전망했다.

원부자재 수급 다변화

코로나19는 일부 산업에 기회로 작용하기도 했다. 최근 전염성 질병에 관련한 의약품, 마스크 등과 같은 특정 상품에 수요가 급증한 한편 중국을 벗어난 공급망 발굴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트남 내 2020년 1분기의 전년대비 생산지수 성장률은 의약품·의약원료·화학약품 28.3%, 석탄·정유·광석 22.4%, 전자제품 및 컴퓨터, 광학 제품 14.3%, 종이 및 지물 상품 9.9%, 가죽 및 관련 제품 8.4%를 기록했다.
동시에 베트남 제조업계의 새로운 원부자재 공급처 발굴 시도는 현지 원부자재 기업들이 가치사슬에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극심했던 1월 중순부터 2월 동안 중국으로부터 원부자재를 공급 받는 베트남 내 제조업체 일부는 일정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중국 원부자재 공급이 지연돼 어려움을 호소한 제조·가공 분야는 철강, 자동차, 기계·장비류, 의류 등 다양했다.

<2018~2020년, 베트남의 산업별 1분기 성장률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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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베트남 산업무역부

호찌민시 인근에 소재한 한 한국 봉제 업체는 “2월 중 기존 중국산 부자재 수입 일정이 연기되자 물량 확보를 위해 베트남에서 공급처를 새로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갑작스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인지 혹은 다른 요인 때문인지) 일부 현지 공급 업체가 중국보다 비싼 가격에 협상을 시도한 사례도 있었다.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이 회복된다면 원래 공급처와 굳이 거래를 중단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의견을 공유했다.
이처럼 중국산 원부자재 공급 일정 차질 문제는 공급처를 베트남 국내 또는 해외로 확대하며, 또 중국 내 상황이 상대적으로 나아짐에 따라 3월 중순부터 차츰 안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2) 건설업

베트남 통계청의 2020년 1분기 조사에 따르면 전년 4분기 대비 사업이 나아졌다고 응답한 이는 18.8%에 이른 한편 사업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이는 47.5%에 달했다. 아울러 2분기 사업 전망을 묻는 질의에는 약 47%가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참고로 해당 설문은 현지 전역에 분포한 6600개 이상의 건설업종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89%에 달했다.

<베트남 건설업 관련 기업들의 사업 평가 및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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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베트남 통계청

베트남 철강 협회(VSA)는 현지 건설 프로젝트가 일부 중지되거나 지역 간 이동제한 조치가 강화됨에 따라 철강제품 수요가 대폭 감소했다고 전했다. 현지 철강 협회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베트남 내 철강 제품 생산량은 573만 톤, 판매량은 503만 톤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 12.4% 가량 감소했다.
한편 베트남에 소재한 한국인 투자 건설사는 “코로나19가 심각해지기 전 계약된 프로젝트를 현재 진행하고 있으나 그 이후 성사된 건은 없다. 우리 기업은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전문으로 하는데 주요 고객사는 한국 기업이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새로 유입된 투자가 줄어 프로젝트 건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한국 투자 건설사(호찌민시 소재)는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프로젝트당 건설현장 인부를 20명 이하로 제한하고 인부 간 간격을 2m로 규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받은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프로젝트 진행 속도가 늦춰질 수 밖에 없다고 의견을 공유했다. (관련 공문: No.16/CT-TTg) KOTRA 호치민 무역관이 3월 말 인터뷰를 요청한 한 현지 대형 건설사는 “최근 자재 공급 문제로 공사 진행이 예상보다 연기된 프로젝트가 몇 건 있다. 시멘트나 모래 등과 같은 자재는 베트남에서도 비교적 쉽게 공급처를 대체할 수 있지만 특정 철강 제품은 외국에서 수입해야만 한다. 코로나19 이후 일부 국가에서 수입하는 자재가 수입 통관 일정이 지연된 경험이 있다”며 상황을 공유했다.

(3) 물류

2020년 1분기 베트남의 수출입 규모가 전반 성장함에 따라 또 전자상거래 활성 추세를 따라 일부 3자 물류와 택배 서비스 업체는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을 모면하기도 했다.
현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미주나 유럽 대상 물류 서비스가 주된 기업들은 관련 국가의 코로나19로 인한 폐쇄 조치, 미국-중국 무역 분쟁에 따른 피해를 입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위주 수출입 업무를 진행하는 기업들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이용하는 페리 항공을 투입하는 등 방책을 이용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한편 베트남 내 외국 투자 물류 기업의 고객사 다수가 외국계 기업이고 이들이 받는 주문은 항공이나 선박을 이용한 수출입 업무에 집중돼있다. 1분기 베트남의 수출입 활동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큰 변동이 없었던 한편 육로를 이용한 국경(중국, 캄보디아, 라오스) 무역이 제한되어 이를 대체한 선박 및 항공 물류로 물동량 일부가 분산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 정부, 2분기에 경제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 전망

2020년은 베트남 현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해다. 연초만 하더라도 현지 정부는 전년과 비슷한 6% 후반대의 경제 성장률을 목표로 유종의 미를 계획했다. 이 숫자는 1월 말 베트남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됨에 따라 예기치 않게 시작된 경제 타격으로 과거의 목표로 남았다.
현지 정부 부처, 은행가, 각 업계에서는 2분기에 코로나19 사태가 개선돼야 올해 안에 경제 타격을 만회할 가능성이 생긴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당장은 개발된 백신 없이 바이러스 예방만이 대책인 현 상황에서 올 상반기 경기 및 소비 심리는 자의든 타의든 2019년보다 차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베트남에서는 3주간 강력한 사회적 격리 후 4월 23일부 특정 범위의 민간 영업 재개(식당, 상점 등)가 허가됨에 따라 내수 소비 시장이 회복될 움직임이 보인다.
현지 정부는 지난 타격을 극복하기 위해 2분기 후반 적극적인 움직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일례로 &#8710;은행 간 수수료 인하 및 온라인 프라이데이 등과 같은 전자상거래 활성 유인책 &#8710;유럽연합-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과 같이 발효를 앞두거나 최근 발효한 FTA 활용률 제고 &#8710;수출용 진단 키트 및 관련 의약품 물량 확대 &#8710;기존 봉제 업계 인프라를 활용한 마스크 및 바이러스 방호 제품 생산·수출 확대 등 비대면 소비 행태를 장려하고 수출입 트렌드 변화를 자극하기 위한 정책에 우호적인 태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베트남에 있어 공급망 변화 등 새로운 변화의 계기로

2020년 당장은 난관을 피하기 어려우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베트남이 코로나19 사태를 오히려 도약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희망 어린 목소리도 있다. 아시아개발은행,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은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베트남의 성장률을 5% 이하로 낮춘 한편 2021년에는 7% 전후 성장률을 전망했다. 이들이 지목한 주요 경제 회복 요인은 베트남이 체결한 다자간·양자간 무역협정의 잠재성, 무역협정으로 인한 세계 시장 접근성 증대, 현지 사업 환경 변화 등이다. 내부의 자체 성장에 대한 기대도 공존한다.
베트남 고품질 상품 비즈니스 협회의 부낌한 협회장은 “벼랑으로 몰린 기업들이 ‘서바이벌 모드’에 들어섰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기업들이 인적자원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현금 유동과 시장 상황이 어떠한지 스스로 돌아보고 개선점을 찾도록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제조·가공 산업 및 관련 공급망의 혼선은 ‘원부자재 자급률 제고’라는 베트남의 오랜 숙제를 재차 상기시켰다. 현지 정부의 발전 계획에는 원부자재 수입을 축소하고 노동집약적 생산 구조를 개선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목표가 매년 녹아있다.
같은 배경으로 일부 현지 언론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출입 트렌드 변화를 베트남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 무역 의존도를 분산하는 계기로 삼자는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에서 분산된 공급 시장으로 베트남이 입지를 다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베트남이 코로나19 사태를 전화위복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고는 [KOTRA 호치민 무역관 자료 종합] 보고서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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